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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직 준비와 관련한 예산
필자 역시 그렇지만, 대부분이 경제적인 자유를 위해 일을 한다. 따라서 이직이라는 결정은 큰 변화이다. 계속 강조하는 부분이지만, 재직 중에 자연스럽게 이직을 하게 된다면, 금전적인 부분에 큰 이상은 없겠지만 이전 직장의 퇴직 이후 취준생의 신분으로 돌아간다면 반드시 금전적인 부분에 문제가 생긴다. 그러므로 이직 준비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서 예산을 수립해야 한다.
통상 1년 이상 근속한 회사라면 퇴직금이 나온다. 필자의 경우에도 9년 남짓 근속했으므로 이에 해당하는 퇴직금이 생겼고, 예적금 그리고 지금까지 납입한 보험에 대한 중도인출금과 마지막으로 비상금까지 이직 준비와 관련한 예산으로 산정했다.
이와는 반대로 본인의 지출 규모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야 한다. 필자의 경우 한 달동안 내는 보험료와 교통 및 통신비 그리고 그 외 용돈 성격의 지출까지 고려했다. 이 정도가 고정비 형태라 보면 되고, 각종 경조사와 비정기적으로 지출되는 변동 비용을 최대한 고려하여 이직을 준비하는 최대의 기간을 산정해야 한다.
사실 필자가 퇴직했던 시점인 2019년 7월에는 별 특이사항이 없었다.
약 9년간 한 회사를 다녔지만, 서울과 부산을 두 번이나 왕복하는 이동이 있었고, 그에 상응하는 소요도 많았기에 피로도가 높았던 상황이었다. 그래서 2019년의 남은 5개월 정도는 국내외 해외여행을 다니거나, 개인 정비를 위한 시간을 가지리라 생각하고 지내다가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하면서 장기화되는 공백이 시작되었다. 따라서 7개월이 지난 2020년 3월에 와서야 향후 구직이 정말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다시 예산을 최소화하여 얼마나 버틸 수 있는지에 대해서 심각한 고민을 했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을 이용해 이동하고, 부모님께 드리는 용돈도 양해를 구하고 줄이며, 가끔씩 즐겨하던 인터넷 쇼핑과 매월 정기 결제하는 ebook과 같은 작은 지출들 마저도 모두 줄이게 되었다. 그 결과 최악의 경우 2021년 7월까지는 대출 없이 버틸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과 함께 긴축 재정의 나날들이 시작되었다.
결국 끝이 보이지 않았던 구직의 기간이 끝나고 1년 10개월 만에 새로운 회사로 이직하게 되었다. 앞서 수차례 강조한 것처럼 이직 간의 공백이 길어지면 가장 우려스럽고 조심해야 하는 부분이 멘탈적인 측면인데, 특히 이 멘탈을 흔들리게 하는 가장 큰 요소는 금전적인 압박이다. 따라서 공백 기간 동안의 예산과 지출 규모를 잘 설계해야 이직과 구직에 집중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바이다.
4. 이직의 방법
어떤 일이든 목표 또는 결론은 정해놓고 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거기에 다다를 수 있는 방법은 여러가지다. 본인이 가지고 있는 자원(금전, 시간 등)이나, 환경에 의해서 여러 가지 방법을 선택할 수 있는데, 현재의 이직 시장에서는 가능한 모든 것들을 시도해야 하고, 이직에 대해 확고한 결심을 가지신 분들께는 반드시 이직 전에 방법론적으로 가능한 것들을 꼭 리스팅 하시고 이직의 길로 뛰어들라고 말씀드리고 싶다. 필자의 경우에는 막연히 어떤 산업에 어떤 기업 위주로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구직 사이트를 위주로 알아보다가 시간이 지나면서 단순히 한 가지 방법으로는 어렵다는 판단으로 이리저리 모색하는 시행착오의 시간을 겪었다. 많은 분들께서 충분히 생각하실 수는 있지만, 막상 생각하지는 않았던 쉽고도 다양한 몇 가지 이직의 방법론적인 이야기를 해 보려 한다.
가. 지인 소개
이직을 하고자 하는 곳에 아는 사람이 근무하고 있다는 것은 정말 좋은 것이다. 그 회사의 조직문화, 처우와 복지 등 다양한 사전 정보를 알 수 있고, 가장 중요한 것은 면접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성향과 특징 들을 미리 파악할 수 있으므로 면접을 준비하기에 굉장히 유리한 측면이 있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퇴직을 결심하고 이직을 준비할 때 가장 먼저 물색한 곳이 지인들이 근무하고 있는 회사였다. 필자의 경우 오프라인 패션 유통업의 경력을 통해 온라인 커머스 회사로의 이직으로 이동을 하리라 결심하고, 이미 이직을 하신 몇 명의 지인들에게 본인의 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을 말씀드리면서 해당 회사의 분위기 등을 여쭈어보았다. 때에 따라서 퇴근 시간 이후 맥주 한 잔 하면서 진솔한 상담을 하기도 했다. 몇 분께서는 그래도 국내 다섯 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대기업의 위상과 힘을 말씀하시면서 힘들어도 계속 근무하는 것이 나을 거 같다는 말씀도 해주셨지만, 이미 필자의 마음은 퇴직 그리고 이직으로 돌아선 상태였다. 아마 이 글을 읽으시는 독자분들 중에서도 이미 수십 번 수백 번 이직의 생각을 가지시고, 이런저런 정보와 상황을 모색한 끝에 이 글을 읽으시는 경우가 많으실 것이다. 각인각색이라고, 필자 역시 독자님들의 마음을 다 헤아릴 순 없겠지만, 지금 이 상황까지 온 것에 대한 어려움과 고민 들을 짐작하자면 위로의 말씀부터 해드리고 싶다. 그리고 특히 이러한 상황을 처음 겪어보시는 분들을 위해 본 글을 집필하고 있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 필자 역시 2011년 수많은 경쟁자들을 이겨내고 국내 최고의 백화점에 입사하여 바이어(MD), 영업관리자, 마케터, 인사 담당자 등의 업무를 경험하며, 사원에서 과장까지 약 9년의 시간 동안 힘든 일도 많았지만, 즐겁고 보람된 일도 많았었다. 그리고 커다란 시스템에서의 적응과 업무를 하는 방법, 마지막으로 사람들과의 소통하는 법 등을 배우면서 알게 모르게 더디지만 꾸준한 성장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그렇기에 너무나도 불확실한 이직을 택하는 것이 어쩌면 악수, 자충수가 될 확률이 더 높았지만, 과감하게 더 늦기 전에 인생의 진로를 바꿀만한 결정을 했다. 하지만, 반년 뒤에 맞이한 코로나 사태로 인해 근 2년에 가까운 공백이 생기고 수많은 좌절과 고배 끝에 새로운 곳에 안착하게 되면서 그간 경험한 것들과 시행착오를 많은 분들께 알려드리면 많은 도움이 되리라 생각하면서 이 글을 쓰게 되었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와서 여러 지인을 만나서 해당 회사의 이야기를 듣는 것만큼 정확한 정보는 없다. 소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명 구직 사이트나 직장인들의 솔직한 이야기와 감정을 엿볼 수 있는 '블라인드', 예전의 '컴퍼니'와 같은 어플리케이션에서의 정보도 매우 중요하지만, 지인들로부터 나온 정보에 비할 바는 아니다. 쉽게 말씀드리자면, 해당 회사의 가장 큰 장점과 가장 큰 단점을 한 번에 알 수 있다. 아울러 조직의 분위기, 조직 간의 업무 협조도, 본인의 회사 내에서 성장 가능성에 대해서는 물론 이거니와, 현재의 회사 상황과 미래의 회사의 산업 내 위치 그리고 목표 등과 같은 것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이 말인즉슨, 면접 때 포인트를 굉장히 잘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상 경력직의 이직에서 중요한 것은 이직하려는 회사와 해당 후보자가 얼마나 잘 맞는지, 일종의 궁합이 굉장히 중요하다. 서류 심사에서 합격을 했다면, 경력(커리어), 학력, 능력은 어느 정도 검증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후의 면접 테이블에서 해당 회사와 본인의 지향점과 그 지향점으로 달려가기 위해서 본인의 능력과 경험을 해당 회사에 얼마나 잘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어필하는 것이 합격의 지름길이 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기업분석과 같은 사전 조사와 공부는 필수 적인데, 이런 점에서 지인의 소개는 정말 최고의 방법이라 가히 말 할 수 있다.
또한 지인 소개가 좋은 점은 다음과 같다.
몇 몇 회사에서는 '직원 추천 제도'가 있다. 물론 '직원 추천 제도'는 '사내 추천 제도'와 같이 해당 회사의 새로운 조직 또는 공석인 자리에 해당 회사 내부 인원을 충원하는 개념이 일반적이기는 하지만, 본인의 경우에는 해당 회사의 직원을 충원하기 위해 사내 직원의 외부인원 추천으로 진행되는 전형을 경험해보았다. 이베이 코리아에서의 패션 카테고리 CM(카테고리 매니저)을 선발하기 위해 직원 추천을 통해 이력서를 제출하고 면접 전형까지 경험했다. 본인의 경우 영업관리자 시절과 MD 경력 모두 잡화 상품군에서 근무를 했기 때문에, 패션 및 잡화 상품군의 온라인 MD를 수행하기에 무리가 없으며, 즉시 전력감이 될 수 있다 판단하여, 호기롭게 면접에 임하고 면접 분위기도 화기애애하여 좋은 결과를 기대했지만, 결과는 아쉽게도 탈락이었다. 이 탈락을 시작으로 몇십 번의 고배를 마시게 될 것이라고는 처음에 상상도 못 했지만, 어쨌든 쓰라린 실패를 맛보게 되었다.
불합격의 소식을 전달받고 그 즉시, 필자를 이베이 코리아 경력직 전형에 소개해 준 지인에게 연락했다. 이미, 그 형님께서도 아셨는지 아쉬운 말투로 위로의 말을 먼저 건네주었다. 아울러 형식적인 말이었지만, '너의 능력과 경력은 출중했지만'으로 시작되는 격려사를 해주었다. 그러나 그 뒤부터 시작되는 말은 굉장히 중요한 멘션이었다.
지인께서 해주신 불합격의 이유에 대해서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다.
<오프라인 패션유통업의 최고봉인 백화점에서의 경력은 굉장히 좋으나, 오프라인에서 바라보는 매출과 수익의 관점은 이커머스와는 상당히 다르다. 물론 거래선들과 소통하며, 기본적인 매출관리를 통해 본인이 가지고 있는 파이를 유지하면서 신규 브랜드를 입점시켜 새로운 영역을 개척하면서 파이를 계속 키워야 하는 것이 이커머스에서는 중요하다. 따라서 물리적인 공간에서 집객을 최대한 시킬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이 백화점 산업의 당면 최대 과제라면, 이커머스에서는 계속해서 생겨나는 수 많은 셀러들에게 관심을 갖고 물리적인 공간의 한계가 없는 장점을 활용해 최대한 많은 트렌디 하면서도 지속성장 가능한 셀러들을 가능한 한 많이 입점시켜 산업 내에서 입지를 선점하는 것이 최대의 과제라 볼 수 있다. 따라서 기존에 너가 많이 알고 있고, 너에게 장점이 될 수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회사 밖의 새로운 콘텐츠를 찾으려는 활동과 온라인 패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안목과 능력이 더욱 중요한데, 그 부분에서 조금 아쉬웠던 것 같다.>
상당히 가슴이 아픈 이야기였지만, 돌이켜보면 이런 경우가 잘 없다. 많은 분들께서 눈치를 채셨겠지만, 대부분의 채용 전형에서 불합격의 이유에 대해서 피드백 해주는 경우는 거의 없다. 심지어 불합격의 소식도 전해주지 않는 그런 회사들이 있다. 그런 점들과 비교하면, 지인 추천의 경우에는 결과가 어찌 되었든 간에 객관적이고도 정확한 피드백을 받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라 할 수 있다. 다만, 한 가지 당부드리고 싶은 점은 정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실 너무나 당연한 말인데, 왜 이렇게 강조하는지에 대해 의문을 가지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맞는 말씀이다. 그런데 필자는 왜 최선을 다해라라고 강조하는 것일까? 바로 직원 추천제도는 그 추천한 사람에게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통상 추천을 하는 직원은 조직 내에서 의사결정 과정의 중간 이상을 담당하는 과장 이상급이 많기 때문에 앞으로의 인사에서도 이러한 부분이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할 수는 없다. 따라서 OO과장이 소개하는 인원들은 대부분 능력이 출중하고 입사 이후에도 조직에 잘 적응할 것 같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이력서를 쓰는 시점부터 전형의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하시라고 꼭 당부드리고 싶다.
나. 헤드헌터
두 번째로 소개할 이직의 방법은 바로 '헤드헌터'를 통한 방법이다. 서치펌(Search Firm)에 소속되어 인재Pool을 활용하여 좋은 인재를 필요로 하는 회사와 구직자를 매칭 시켜 주는 헤드헌터들은 이력서 검토부터 최종 연봉 협의까지 채용 전형 전반에서 채용을 주관하는 회사 측과 구직자인 후보자 양측에서 소통 및 조율을 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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